[암환자 정신건강 18편] 암환자 대상 배려기반 인지치료 1기를 마치고

안녕하세요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정일입니다.

지난번 암 환자의 심리적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한 마인드 풀니스 인지 치료를 시작하고 소개 글을 게재했지만 이미 8주가 지나 오늘로 8회기 치료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총 3명의 담도 암 환자들이 참여하셨습니다만, 이 자리를 빌어 매주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명상 훈련을 함께 한 시간이 사회자인 저에게도 아주 뜻 깊었다는 것을 드리고 싶습니다.

소수 인원으로 진행되면서 환자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치료에 참여하게 된 이유도 처지도 각기 다르지만, 암과 관련하고 심리적인 어려움을 소유하다는 공통점으로 환자 사이의 공감과 서로에 대한 이해가 있음을 매 시간 느끼게 되었습니다.

배려 명상을 이용한 치료를 추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이 치료에 대한 저항을 다루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 치료에 대한 기대를 갖고 시작하게 되지만 매번 회기가 진행할 때마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가””이 치료가 과연 도움이 될까”?’등의 혐의가 떠오를지도 모르지만 이런 기분을 저항이라고 부릅니다.

저항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잘 다루지 않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원인도 됩니다.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는 신체적 컨디션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저항에 더욱 신경을 쓰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환자가 끝까지 잘 따라오는 것을 보고내가 편견을 갖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치료 시간에만 명상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도 매일 연습할 수 있도록 숙제를 냈는데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숙제를 하고 명상 중에 뜬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참석한 환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 주셔서 치료 전과 도중에서 실시한 다양한 임상적 척도 평가상 치료 전보다 심리적 고통, 우울, 불안이 감소하고 생활의 질이 증가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척도의 점수와 별도로 환자들이 현재에 머물다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게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마음의 평안을 얻길 바라겠습니다.

다음은 치료 후반에 그동안의 치료 과정을 되돌아보고 환자가 하신 말씀을 소개합니다.

저는 예전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와 암 자체에 의한 심리적 어려움에 압도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마음 씀씀이 명상을 하면서 날카로운 신경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평소 작은 일에 일일이 반응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지금은 그대로 내버려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단 짜증이 나기 시작하면 계속 짜증이 증폭되던 것이 줄었다고 느낍니다.

감정이 격해질 때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일상에서 호흡에 집중함으로써 감정에서 멀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한 암환자 대상 배려 인지치료에 참여해주신 세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배려의 명상을 정말 잘 이해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나눠주신 한 환자분은 몸이 안 좋아져서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꼭 곧 다시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저는 1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배려 명상이 암 환자분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돕는 데 효과적이라는 확신을 다시 한 번 갖게 되었습니다.

참여할 환자가 모집되는 대로 2기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환자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정일-